게임스탑 이후 최근 서학개미들의 핫 이슈 종목들은 이항과 루시드(CCIV)를 들 수 있다.
그런데 이 두 종목이 최근 조정장에서 유독 큰 폭의 하락이 있었다.
이항은 공매도 리포트, 루시드는 고평가 논란과 차 생산지연 등의 악재가 그 이유다.
앞으로 이 두 기업의 행보는 알 수 없다.
단순한 이슈와 해프닝으로 끝마쳐 기업이 승승장구할 수 있고, 반대로 주가가 더 하락할 수도 있다.
오늘 얘기하고자 하는 바는 '나스닥'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된 회사라는 이유로
막연한 믿음은 위험하다는 것과 굴지의 글로벌 기업과 각국 정부(국부펀드 포함)로부터
거액의 투자금을 유치한 것에 너무 혹해서는 투자를 결정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먼저, 나스닥 상장조건을 보면,
나스닥 NASDAQ, (National Assiciation of Securites Dealers Automated Quotation)
나스닥은 현재 시가총액 기준 세계 2위에 올라았는 미국의 증권거래소이다.
뉴욕 월스트리트에 위치하고 있으며, 1871년 개장할때부터 전산시스템을 이용한 자동 거래 시스템을 제공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 이유로 이름에 Automated 가 들어가 있다.
상장 조건이 뉴욕증권거래소보다 높지 않고, 상장 유지의 조건도 역시 낮다.
추가 상장을 하거나 주식 배당을 하는 등에 매겨지는 수수료 역시 NYSE 보다 낮다.
조건도 쉽고, 수수료도 적어서 신흥 벤쳐 기업들이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나스닥에 많이 상장해왔다.
주로 IT, 바이오 기업들이 상장되어 있다.
애플, 마소, 인텔, 테슬라 등의 거대기업도 상장되어 있다.
나스닥의 상장요건(listing requirement)은 NYSE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완화되어 있다.
나스닥시장은 기업의 규모와 특성에 따라
글로벌 셀렉트 마켓(Global Select Market)
글로벌 마켓(Global Market)
캐피탈 마켓(Capital Market)으로 나뉜다.
출처: 삼일회계법인
이 중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캐피탈 마켓의 상장 요건이 가장 낮다.
캐피탈 마켓의 상장 기준 중 자기자본 기준은
- 자기자본 500만달러(약 60억원)
- 유통시가총액 1500만달러(약 180억원)
- 유통주식수 100만주 등의 요건만 충족하면 된다.
별도의 매출이나 이익 요건이 없어 적자기업도 상장이 가능하다.
이처럼 나스닥시장은 다양한 상장기준으로 적자기업이 상장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춘 것이 강점으로 평가된다.
대표적인 예로 중국 IT(정보기술)기업인 바이두의 상장이었다.
바이두는 2005년에 적자 상태로 나스닥시장에 상장했으나 현재 시총 121조원의 거대기업으로 성장했다.
나스닥 상장이유
대규모 자금조달과 고밸류에이션을 위해 미국으로 간 중국 기업들이 많다.
상당수가 중국에선 까다로운 상장 기준을 넘지 못하기도 한다.
매출액과 세전이익 규모와는 상관없이 상장에 도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순이익 대신 다른 조건을 내걸 수 있다.
주의할 점
'나스닥'이러는 막연한 믿음이 투자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미국 주식 시장에 상장할 정도로 일정 수준 이상 덩치를 키운 회사라면 쉽게 무너지지 않을 듯 보이는 데다, 상장 절차를 통해 '어련히' 부실기업이나 양심 불량 기업은 걸러졌으리라 여기는 것이다.
하지만 투자자들 생각과는 달리 나스닥 상장 요건은 상대적으로 까다롭지 않다.
당장의 실적보다 미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상장을 허가해주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나스닥에 상장돼 있다는 사실만으로 '믿을 만한 기업'이라고 판단해서는 안된다.
니콜라와 루이싱 커피
니콜라는 지난 2014년 출범 후 수소트럭과 픽업트럭을 출시하겠다고 선언한 기업이다.
2015년 1회 충전으로 1200마일(1920km)을 운행할 수 있다는 시제품 '니콜라 원'을 내놓았고, 차기작 '니콜라 투'와 '니콜라 트레'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상장 전에도 니콜라가 수소 트럭을 만들 기술력을 실제로 갖추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됐다.
시제품 '니콜라 원'은 한 번도 장거리 운행을 시연한 적이 없었고 니콜라에는 이렇다 할 양산 모델도, 제품을 생산할 공장도 없었기 때문이다.
루이싱 커피는 2019년 공모가가 25달러였지만 상장 후 반년 만인 2020년 초 주가가 두 배 이상 뛰었다.
루이싱커피는 2017년 설립 후 1년 반 사이 중국 내 2370개의 매장을 내며 중국 커피 시장을 잠식해갔다.
하지만 성장세가 수익성까지 보장해주진 못했다.
무리한 외형 확장에 비용 또한 크게 증가했다.
2018년도 루이싱커피의 매출은 1억2530만 달러였으나 순손실은 그보다 큰 2억4130만 달러를 기록했다.
결국 회계부정으로 나스닥에서 퇴출됐다.
이항과 루시드(CCIV)
제2의 테슬라’로 주목 받았던 미국 전기차 회사 루시드모터스의 주가가 30% 넘게 폭락했다.
그동안 급등했던 데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진데다 본격적인 차량 생산이 지연될 것이란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루시드모터스의 몸값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150억달러 정도였다.
합병 후 평가 받는 240억달러는 일반적으로 40억달러 미만인 전기차 관련 스타트업의 가치보다 6배 이상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루시드는 스팩형태로 상장될 예정이다.
스팩은 투자자 돈을 모아 먼저 상장한 뒤 자금 모집 당시 밝힌 실제 기업을 기한 내 합병할 목적으로 만든 서류상 회사다.
드론택시 등 대형 드론 제조업체로 주목받은 이항은 2019년 12월 나스닥시장에 상장했다.
올해 초만 해도 21달러에 불과하던 주가는 이항의 도심항공모빌리티(UAM) 기술이 주목받으면서 40여 일만에 124달러대로 6배 수준으로 폭등했다.
이후 이항의 주가 폭락한 것은 울프팩리서치가 발간한 공매도 리포트 때문이었다.
울프팩리서치는 이 리포트에서 이항의 가짜 계약과 기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이항이 5000억 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는 중국 업체 ‘쿤샹’이 계약 9일 전에 급조된 기업이며 주소지도 가짜라는 것이다.
이항 본사에는 드론택시 생산을 위한 기초적인 조립 라인도 없었다고 울프팩리서티는 지적했다.
이항 측은 즉각 보도자료를 내고“해당 리포트에 근거 없는 주장, 정보 해석의 실수가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맺음말
나스닥이라는 이름만 믿고 섣불리 투자에 나서는 것이 위험하다.
해당 기업에 투자하기 위해선 기업의 실적 등을 비롯해 펀더멘탈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위에 거론된 종목들이 개인 투자자들의 이목을 끈 건 단지 기업 성장에 대한 기대감 때문만이 아니다.
각 기업이 굴지의 글로벌 기업과 각국 정부로부터 거액의 투자금을 유치한 영향도 있었다.
이항은 유럽 자산운용회사인 카미낙 등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했고,
니콜라의 경우에는 제너럴모터스(GM)와의파트너십, 루이싱커피는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싱가포르투자청(GIC)과 미국 자산 운용사 블랙록 등으로부터 자금을 유치했다.
이런 투자 유치에 혹해서는 안된다.
요즘같은 유동성 장세에서 실체가 불분명하거나 실적이 전무한 기업들의 주가도 급등할 수 있다.
혁신 기업이라고 불리는 기업의 기술과 성장성 등을 꼼꼼히 따져 본 후 투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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